임산부 선물 추천 실패 줄이는 방법

얼마 전 친구의 임신 소식을 듣고 선물을 고르다가 장바구니를 세 번이나 바꿨다. 예쁜 아기 옷은 많았지만, 지금 친구에게 필요한 물건인지는 알 수 없었다. 선물 MD로 일하면서도 임산부 선물 앞에서는 한 번 더 묻게 된다. 받는 사람이 당장 편하게 쓸 수 있을까?
먼저 출산 예정일보다 지금의 생활을 묻는다
임신 초기인 친구와 출산을 한 달 앞둔 동료에게 같은 선물을 줄 수는 없다. 초기에는 몸 상태나 향에 대한 취향이 달라질 수 있고, 막달에는 집에 이미 아기 용품이 쌓여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선물을 사기 전에 세 가지만 확인한다. 요즘 집에서 쉬는 시간이 많은지, 필요한 물건을 직접 골라두었는지, 향이나 음식에 피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다.
가까운 사이라면 ‘필요한 거 있어?’보다 ‘잠옷, 간식, 상품권 중에 뭐가 제일 반가워?’라고 묻는 편이 답하기 쉽다. 직장 동료처럼 조심스러운 관계라면 취향을 캐묻기보다 사용처가 넓은 선물을 고른다. 임신을 축하하는 말도 좋지만, 선물이 온통 아기에게만 향하면 정작 선물을 받는 사람은 빠진 느낌이 들 수 있다.
예산별로 고를 때는 쓰는 장면을 떠올린다
3만 원 안팎이라면
부드러운 수면 양말, 세탁하기 쉬운 작은 담요, 무향 핸드크림처럼 일상에서 바로 꺼낼 수 있는 물건이 좋다. 다만 ‘임산부 전용’이라는 문구만 보고 고르지는 않는다. 피부에 바르는 제품은 평소 쓰는 브랜드나 향 선호를 알 때 선택하고, 모른다면 교환하기 쉬운 물건이 편하다.
5만~7만 원이라면
넉넉한 사이즈의 홈웨어나 목욕 수건 세트가 후보가 된다. 홈웨어는 배 부분만 넓은 디자인보다 출산 후에도 입을 수 있는 여유 있는 형태가 실용적이다. 사이즈를 모르겠다면 무리해서 옷을 고르지 말고, 본인이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는 상품권에 짧은 손편지를 붙이는 편이 낫다. 상품권만 건네기 쑥스러울 때도 메시지 한 장이면 선물의 표정이 달라진다.
10만 원 안팎이라면
베개나 쿠션처럼 부피가 큰 물건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침구는 잠자는 자세와 침대 크기에 따라 만족도가 갈린다. 갖고 싶다고 말한 제품이 있을 때만 고르고, 그렇지 않다면 식사 배달이나 생활용품 구매에 쓸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게 안전하다. 예산이 커질수록 ‘좋아 보이는 물건’보다 받는 사람이 직접 고를 여지를 남기는 편이 실패를 줄인다.
잘 팔려 보여도 선물하기 조심스러운 품목
향이 강한 디퓨저와 향수는 취향이 뚜렷하다. 평소 좋아하던 향도 지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확인 없이 고를 선물로는 권하지 않는다. 마사지 이용권도 마찬가지다. 이동 거리, 예약 가능 시간, 받는 사람의 몸 상태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주고 싶다면 실제로 갈 수 있는 곳인지부터 물어보는 편이 좋다.
건강기능식품, 한방차, 허브차는 ‘몸에 좋겠지’라는 마음만으로 고르지 않는다. 이미 먹는 제품이 있거나 개인별로 피하는 성분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선물은 본인이 원한다고 말한 제품을 확인한 뒤 고르는 게 맞다. 신생아 옷은 특히 사이즈와 계절을 맞히기 어렵다. 아기에게 줄 선물이라면 부모가 요청한 품목을 고르거나, 출산 후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방법이 있다.
반품이 생기기 쉬운 선물에는 공통점이 있다. 사이즈를 추측해야 하고, 향을 맡아봐야 하며, 놓을 공간까지 필요하다는 점이다. 받는 사람이 교환하러 가야 한다면 축하 선물이 작은 숙제가 된다. 온라인으로 주문할 때는 교환 기간과 선물받는 사람에게 가격이 보이는지까지 확인한다.
포장과 배송도 받는 사람 기준으로 맞춘다
직접 만나 건넬 수 있다면 무거운 상자보다 들고 가기 쉬운 포장이 좋다. 출산이 가까운 사람에게 큰 꽃다발이나 냉장 보관이 필요한 음식을 보내면 보관과 처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집으로 배송할 때는 받을 수 있는 날짜를 먼저 확인한다. 출산 예정일에 맞춘 배송보다, 집에 있는 날 편하게 받을 수 있는 배송이 낫다.
카드에는 거창한 문구보다 구체적인 말이 오래 남는다. ‘아기 만나기 전까지 쉬는 시간에 쓰면 좋겠어’처럼 선물을 고른 이유를 한 줄 적으면 된다. 무난한 상품권도 그 말을 만나면 성의 없는 선택처럼 보이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선물 역시 꼭 특별한 물건일 필요는 없다. 친구가 밤마다 다리가 시리다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양말을 고르는 쪽이 더 정확할 때가 있다.
내가 임산부 선물을 고를 때 보는 건 가격표가 아니다. 이 선물을 받은 사람이 설명서를 읽거나 교환을 고민하지 않고, 자기 하루에 바로 놓을 수 있는지다. 축하하는 마음은 받는 사람의 생활에 맞을 때 가장 편하게 전해진다.
